명절, 뭘까… 사는 게 무료할 땐 ‘무료 e북’
빙하기 무료 체험 같은 강추위로 이미 지친 판에 명절 연휴가 됐습니다. 누군가에겐 스트레스, 어떤 이에겐 휴식이 될 시간. 어쨌든 연휴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피시를 더 자주 만지작거리는 이가 적지 않아요. 동선이 긴 명절, 평소에 읽고 싶던 책을 들고 다닐 필요 없는 전자책(e북)으로 읽어보는 건 어떨지. ‘명절 노동’에 시달리는 여성을 위한 책, 당신을 ‘독서 덕후’로 만들지 모르는 책 등 무료 전자책 15권을 소개합니다.
■ 허지웅·김제동·문유석 책, 요때다!
“‘내가 누군 줄 알아’ 하지 마라. 자아는 스스로 탐구해라. ‘우리 때는 말야’ 하지 마라. 당신 때였으니까 그 학점 그 스펙으로 취업한 거다.”
칼럼 ‘전국의 부장님들께 감히 드리는 글’로 연초부터 에스엔에스(SNS)에서 화제를 모은 문유석 서울동부지법 부장판사. ‘글 잘 쓰는 판사’로 널리 알려진 그의 칼럼 모음집 <전국의 개인주의자들에게>(문학동네)가 공짜로 풀렸다. 온라인 서점 ‘알라딘’은 이 책을 전자책 형태로 무료 배포한다. 2월16일까지.
온라인 서점 ‘예스24’는 작가 허지웅의 <나의 친애하는 적>(문학동네), 방송인 김제동의 <그럴 때 있으시죠?>(나무의마음), 고 신영복 교수의 <감옥으로부터의 사색>(돌베개) 등 베스트셀러를 체험판(본권의 일부) 형태로 무료 제공 중이다. 이용 기간 제한은 없다. 예스24 ‘eBook’ 코너에는 어린이책, 소설·고전, 시·에세이, 인문, 비즈니스, 자기관리, 해외 원서, 만화, <교육방송>(EBS) 외국어 교재 등 수백 권이 ‘0원’에 서비스되고 있다.
전자책 전문 업체 ‘리디북스’도 베스트셀러, 신간, 해외 도서, 잡지, 어린이·청소년 책 등 수백 권을 공짜로 제공한다. 직장인을 위한 ‘사이다 그림책’으로 유명한 <실어증입니다, 일하기 싫어증>(양경수 지음, 오우아), <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>(설민석 지음, 세계사) 등이 인기.
■ 명절 때면 가족이 짐스러운 여성들에게
엄마로 사는 여성의 심리를 다룬 신간 <엄마라는 아이>(박성만 지음, 추수밭). 지은이는 정신분석학, 신학, 철학을 공부한 심리치료 전문가다. 가정을 살리려면 엄마의 마음부터 구해야 한다는 게 이 책의 핵심 메시지. 엄마는 온몸으로 가족을 보살피고 끝없이 받아주기만 하는 존재가 아님을, 똑같이 약하고 상처 받는 존재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.
지은이는 해결책을 제시할 때보다 내담자의 말을 잘 들어줄 때 치유가 시작된다고 강조한다. 그가 귀 기울여온 여성의 이야기는 엄마 역할에 지친 여성뿐 아니라 엄마가 되고자 하는 여성, 엄마를 이해하고 싶은 자녀 그리고 남편들에게 더 필요할지 모른다. ‘인터넷 교보문고’와 리디북스, 알라딘, 예스24, 네이버 e북에서 체험판을 무료 제공한다.
모성애는 본능이 아니라 발명된 ‘사회적 감정’이라는 명제를 증명하는 책 <모성애의 발명>(엘리자베트 벡 게른스하임 지음, 알마). 지은이에 따르면, 모성애는 본성이 아니기 때문에 가정에서 여성의 희생도 당연하지 않다. 자유로운 시장, 평화로운 안식처로서의 가족이라는 두 축으로 발전한 산업사회가 모성애 신화를 강화했다는 논증에 역사, 통계, 인구학 등 광범위한 근거가 쓰인다. 알라딘에서 반값(3900원)에 10년간 대여할 수 있다.
■ 소설가 장강명이 기획한 한국소설 서평집
장편소설 <한국이 싫어서>의 작가 장강명이 기획·발간한 서평 모음집 <한국 소설이 좋아서>. ‘재밌지만 덜 알려진’ 한국 소설 50권을 소개한다. 한국 소설은 재미 없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인지도, 작품성보다 ‘재미’를 기준으로 선별했다고. 최근 10년 사이 출간된 작품들로 추렸다.
소설가, 뮤지션, 의사, 라디오 피디, 신문기자, 번역가, 동네서점 대표 등 다양한 배경의 필자 50명이 공동 집필했다. 로맨스, 추리, 에스에프(SF), 무협, 웹소설 등 장르도 다채롭다. 인터넷 교보문고와 리디북스, 알라딘, 예스24, 인터파크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.
장강명은 2015년 장편소설 <댓글 부대>로 제3회 ‘제주4·3평화문학상’을 받고 2016년 ‘오늘의작가상’을 수상했다. 그는 상금으로 한국 소설을 소개하는 무료 서평 전자책을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. 지난 15일 공개된 이 책은 그 결과물. “좋은 책을 위한 좋은 책”(ele****) “잘 몰랐던 한국 소설의 다양한 맛”(hea*****) 등 독자들의 호평이 잇따른다.
■ 장르소설 ‘예비 덕후’를 위한 안내서
리디북스 콘텐츠팀은 ‘독서 입문자’를 위한 무료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. <판타지 길라잡이> <로맨스 소설 길라잡이> <추리 스릴러 길라잡이> <샌델을 읽다> 등 7종.
특히 ‘길라잡이’ 시리즈는 관심 있는 장르를 본격적으로 읽어보려는 이에게 가이드 역할을 해준다. 장르별로 유명한 작품들을 추천하고 1~2장 정도 분량에 각 줄거리와 구성을 안내하는 식인데, 설명을 구구절절 늘어뜨리지 않아 ‘쭈욱’ 읽게 된다. 이름만 들어봤던 유명한 책들이 왜 유명한지 설득시킨 뒤 추천 도서를 찾아 읽도록 유도한다. 소개되는 작품은 서양 위주. 책을 읽어주는 ‘듣기’ 기능도 지원된다.
■ 구입비 전액 돌려드려요 <세월호, 그날의 기록>
‘진실의 힘 세월호 기록팀’이 펴낸 <세월호, 그날의 기록>. 알라딘은 2월7일까지 이 책을 전자책으로 사면, 구입비를 전액 ‘전자책 캐시’로 돌려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. 50년간 대여도 된다.
세월호가 침몰한 2014년 4월16일 아침 8시49분부터 101분 동안을 재현한 기록이다. 1년 넘게 세월호 사건을 취재한 정은주 <한겨레21> 기자, 박수빈 변호사, 박다영씨, 박현진씨가 참여한 세월호 기록팀은 15만장의 기록, 3테라바이트(TB)의 자료를 10개월 동안 분석해 그날을 생생하게 복원했다.
승객을 왜 못 구했는지, 배는 왜 침몰했는지, 세월호는 어떻게 탄생했는지…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을 붙든 이 책은 2281개의 주석으로 객관성을 더하며 진실에 근접하려는 시도다. 종이책으로는 700쪽. 들고 다니면서 읽기 부담스러웠다면 전자책으로 시도해볼 만하다.
■ 전자책 도서관에서 놀기
경기 성남시 해누리전자책도서관(www.haenuribook.org)은 전자책 7000권을 무료로 대출한다. 누구나 온라인 회원 가입 뒤 24시간 이용할 수 있다. 다만, 회원 가입 승인이 나기까지 하루가 걸려 대출도 가입 다음날부터 가능하다. 책 읽어주는 오디오 기능을 쓸 땐 남성·여성·어린이 목소리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. ‘교보문고 전자도서관’ 앱을 깔아 ‘해누리방문요양센터 전자책도서관’을 검색해 이용해도 된다.
석진희 기자 ninano@hani.co.kr
해누리전자책도서관 누리집 갈무리
원문보기:
http://www.hani.co.kr/arti/culture/culture_general/780494.html#csidx61bda2a4b299fbe8c56f06e7031da4d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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